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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간의 호주여행 10] 1930년대 아르데코 스타일의 건물에 자리잡은, 킴튼 마고 시드니 호텔내 여행/9일간의 호주여행 2023. 1. 9.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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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즈번을 떠나 시드니로 향하면서 기대가 되었던 것들 중 하나는 바로 3일밤을 지내게 될 킴튼 마고 시드니 호텔입니다. 킴튼 호텔은 1981년에 샌프란시스코의 베드포드 호텔을 기점으로 시작된 부티크 호텔1 브랜드입니다. 킴튼 브랜트를 만든 빌 킴튼은 이안 슈레거와 함께 부티크 호텔의 개척자이기도 합니다. 킴튼 호텔은 호텔 브랜드 풀네임인 '킴튼 호텔 & 레스토랑 (Kimpton Hotels & Restaurants)'에서도 알 수 있듯, 호텔 내 레스토랑에도 꽤 공을 들이는 호텔이기도 합니다. 원래 미국에서 시작된 호텔이기 때문에 미국에 가장 프로퍼티가 많으며, 2015년 IHG 브랜드에 인수된 이후, 아시아 및 유럽 시장으로 확장을 시작했습니다. 킴튼은 IHG에 인수되기 이전부터 킴튼 이너 서클(Kimpton Inner Circle)이라는 초청을 통해서만 가입이 가능한 멤버십을 운영하고 있으며, IHG에 인수된 이후에도 이 멤버십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킴튼 마고 시드니 호텔에 대해서 다시 한번 짧은 설명을 해보자면, 현재 킴튼 마고 시드니 호텔의 건물은 1939년에 준공된 아르데코 형식2의 건물로 원래는 Sydney Water의 본사 건물로 쓰였습니다. 1965년에 한차례 확장공사가 있었고, 2002년에는 뉴사우즈웨일즈주의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2009년에 Sydney Water가 본사를 이전한 이후 Primus Hotel로 사용되다가 2021년 킴튼에 인수되어 2022년 봄에 킴튼 마고 시드니 호텔로 재개장되어 운영되고 있습니다. 호주지역에서 운영되는 최초의 킴튼 호텔이기도 합니다. 호텔 내 식당에 힘을 주는 킴튼 답게, 킴튼 마고 시드니에는 Luke Mangan3이라는 호주 국적의 셰프가 운영하는 모던 오스트레일리안 레스토랑 Luke's Kitchen4이 있습니다.
킴튼 마고 시드니 호텔의 건물로 들어서면 거대한 붉은 인조 대리석으로 마감된 기둥과 함께 커다란 로비와 마주합니다. 호텔의 로비는 첫 인상을 좌우하는데 킴튼 마고 시드니의 첫인상은, 세월이 느껴지지만 구식이지 않고 과하지 않으면서도 우아한 느낌입니다. 무엇보다 로비의 천장은 유리로 마감되어 있어 자연광이 로비로 들어오는 데다가 로비의 천장까지 높이가 꽤 되기 때문에 아주 편안하면서도 탁 트인 느낌을 줍니다.
저는 가장 기본 룸 타입인 1 King Bed Essential로 예약했고, 숙박 며칠 전, 호텔 담당자의 이메일과 함께 티어 혜택으로 자동으로 1 King Bed Premium 타입으로 업그레이드가 되었다고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사실 주중숙박에다 룸타입이 다양했고, 호텔에서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 않았던 것으로 보아 Availability가 부족해 더 상위 등급으로 업그레이드를 해주지 않은 건 아닌 것 같고, 그냥 업그레이드에 후한 호텔이 아닌 느낌입니다5. 그래도 혼자 숙박에다가 프리미엄 룸은 40m2로 에센셜 룸 33m2에 비해 넉넉하기 때문에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갑니다. 참고로 업그레이드를 잘 받기 위해서는 숙박 전에 GM이나 로열티 담당 매니저에게 이런저런 이메일을 보내보는 것이 좋습니다.
체크인 과정은 깔끔합니다. 체크인을 하면서 올 겨울 킴튼의 시크릿 패스코드인 "The Snuggle is Real" 을 조용히 속삭여봅니다. 체크인 담당자가 그걸 알아듣고는 방으로 선물을 보내주겠다고 합니다. 패스코드의 뜻이 궁금해 구글링을 해보니 사랑하는 사람이나 좋아하는 담요에 싸여 느끼는 친밀감, 따뜻함, 편안함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겨울이다 보니 킴튼에서 그러한 느낌을 받고 가라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6. 물론 시드니는 여름이지만. 패스코드 기프트로 와인 한 병과 코스터를 받습니다. 이 코스터에는 과거 킴튼 마고 시드니 건물의 히스토리를 보여주는 사진들이 있는데, 코스터의 퀄리티가 꽤 좋을뿐더러, 역사적인 건물에서 숙박한다는 느낌도 주어 참 맘에 드는 선물입니다.
킴튼 마고 시드니에서 묵으면서 가장 좋았던 건, 오래된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객실의 크기가 충분히 넓다는 점입니다. 대개 오래된 호텔들은 벽의 크기가 두꺼워 실내 공간이 생각했던것 만큼 넓지 않아 불편한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드라마 '도깨비'에서 공유의 집으로 나왔던 퀘벡시티에 있는 페어몬트 샤토 프롱트낙(Fairmont Le Château Frontenac)에서 생각보다 좁았던 방과 너무나 두꺼운 벽에 조금 갑갑한 느낌을 받았었거든요. 하지만 킴튼 마고 시드니는 그러한 답답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넓은 공간을 제공하고, 무엇보다 방의 천장이 높아 쾌적합니다. 방음도 잘 되어있어 실내에서 소음을 크게 느낀 적도 없습니다.
화장실의 경우 욕조와 샤워공간이 분리되어 있고, 욕조는 성인 남성이 들어갈 정도로 충분한 크기입니다. 어매니티는 Mr. Smith제품으로 제공되었고, 샴푸와 린스, 바디워시는 1회용이 아닌 다회용으로 제공됩니다. 화장실과 방 컨디션 모두 오픈한지 1년도 안된 새 호텔인 만큼 깨끗하고 좋은 상태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방을 둘러보고 나서는 호텔을 둘러봅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게 되면 마주하는 각 층의 엘리베이터 홀에는 호텔로 레노베이션 되기 전, 해당 층의 설계도와 더불어 해당 층의 용도에 대한 안내문이 붙어있습니다. 별거 아닌 안내문일수도 있지만,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면서 시간 때우는 용으로 읽기에도 좋고, 건물의 역사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재밌는 흥밋거리를 던져줍니다. 이런 부분들이 호텔에 스토리를 부여해주고, 이런 스토리들이 모여 다른 호텔들은 흉내 낼 수 없는 킴튼 마고 시드니만의 차별성을 부여해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호텔의 각 층을 둘러보다보면 일부러 남겨둔 과거의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시드니가 속한 뉴사우스웨일즈 주의 문화재 관리 지침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모르지만, 이 건물이 문화재로 등록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흔적들을 의도적으로 없앨 수 없지 않았나 추측해볼 따름입니다. 그럼에도 의도치 않게 만나게 되는 1930년대의 흔적들을 발견하는 건 꽤나 즐거운 일입니다. 오래된 창틀, 과거에 쓰던 작은 화물용 엘리베이터, 타일로 마감된 벽. 이런 과거의 요소들이 레노베이션된 2020년대의 요소들과 잘 어울려 독특함을 만들어냅니다. 시간이 충분하다면 여유를 갖고 각 층을 한 번씩 둘러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호텔에서 아예 투숙객들에게 매일 한두 번씩 건물 투어를 공식적으로 제공해준다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오래된 아르데코 요소들과 더불어 곳곳에 놓여 있는 미술작품들도 시선을 잡아끕니다. 현대적인 호텔의 인테리어에 이런 작품들이 놓여있었다면, 크게 신경쓰지 않았을 텐데, 1930년대의 스타일을 배경으로 놓여있다 보니 더 조화로운 느낌입니다. 건축학도도 아니고, 건축의 역사나 스타일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해도, 아르데코의 기능이 없는 장식을 배제하는 합리주의적 스타일이 현대적인 작품들과 잘 어울리지 않나 생각해볼 따름입니다.
킴튼 마고 시드니 호텔의 7층에는 수영장이 위치해 있습니다. 현재는 운영을 하고 있지 않다고 안내를 받았지만 수영장이 있는 7층과 더불어 수영장으로의 출입은 가능했습니다. 킴튼 마고 시드니의 수영장은 수영장이 있다는데 의의가 있는 정도의 수영장입니다. 또한 킴튼 마고 시드니의 지하 1층에는 요가룸과 피트니스룸이 있습니다. 피트니스룸은 크지는 않지만 기본적인 기구들은 있었고, 요가룸에서는 요가매트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킴튼 호텔의 시그니처 중 하나인 소셜아워는 그라운드층과 1층 사이에 있는 Mezzanine 층에서 열립니다. 킴튼 마고 시드니에서는 호주에서 생산된 와인을 소셜아워때 제공합니다. 웹사이트에서 봤던 Margot Cocktail(마고 칵테일)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는데, 나중에 돌이켜보니 마고 칵테일은 왜 제공되지 않는지 한번 물어볼 껄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불어 그렇게 목을 매던 스파도 결국 이 호텔에서는 이용하지 않고 지나갔습니다. 스파는 내년에 방콕에서 원없이 해야겠습니다.
킴튼 마고 시드니는 1930년대의 요소들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필요한 곳들에는 2020년의 현대적인 요소들을 적절히 배치하여 호텔에 머무는 동안의 편리함과 역사적인 건축물이라는 의미를 모두 살린, 부티크 호텔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호텔입니다. 오랜 시간 머물게 되는 방의 컨디션뿐만 아니라,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와 즐길거리들과 같이 이 호텔에서만 겪을 수 있는 유니크함이 이 호텔을 더 독특하고 개성 있게 만들어줍니다. 시드니에 머무는 동안 여행의 유니크함을 몇 스푼 더 넣고 싶다면 선택하면 좋을 호텔, 킴튼 마고 시드니입니다.
9일간의 호주여행 이야기는 2022.12.16 - [해외여행/9일간의 호주여행] - [9일간의 호주여행 11] 킴튼 마고 시드니에서 만나보는 Luke's Kitchen의 음식으로 이어집니다
1 부티크 호텔은 상대적으로 작지만, 개성 있고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 호텔을 말합니다. 부티크 호텔 브랜드는 다른 지점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제공하려고 하는 다른 호텔 브랜드들과 달리, 각각의 지점들이 다른 디자인과 콘셉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IHG계열의 킴튼, 메리어트 계열의 오토그래프 컬렉션, 하얏트 계열의 안다즈 등이 대표적인 글로벌 호텔 체인의 부티크 호텔 브랜드입니다. 원래 부티크 호텔 자체가 작은 호텔들을 칭해왔기 때문에 호텔 체인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많은 로컬 호텔 중에서도 부티크 호텔들이 꽤 있습니다. 부티크 호텔에 대해서는 이 글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2아르데코 형식은 1900년도 초반에 유행한, 규칙적이고 대칭적인 형태로 간결미를 추구하면서도 과감한 색을 통해 강렬함을 추구하는 예술양식입니다. 1920~1930년대를 대표하는 미술 양식 중 하나입니다.
3Luke Mangan & Company Website: https://www.lukemangan.com/
4Luke's Kitchen Website: https://www.kimptonmargotsydney.com/eat-and-drink/lukes-kitchen/
5많은 호텔에 숙박을 하다보면 업그레이드에 후한 호텔과 아닌 호텔을 체감하게 됩니다. 경험상 한국의 호텔들은 업그레이드에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았습니다. 브랜드 지침상 해줘야 하니 해주는 게 강한 느낌.
6https://www.quora.com/What-does-the-snuggle-is-real-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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