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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 크리스마스 마켓의 수도, 스트라스부르
    내 여행/오로라와 미술관과 크리스마스 마켓 2025. 5. 19. 00:47

    오로라와 미술관과 크리스마스 마켓 - 18 크리스마스 마켓의 수도, 스트라스부르

     

     

    Capital de Noël


     

    스트라스부르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전 세계 최초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아닙니다. 크리스마스 마켓은 독일에서 처음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대에서 스트라스부르는 프랑스의 영토이지만, 스트라스부르가 속한 알자스-로렌 지방은 예전부터 독일과 프랑스 사이에서 주인이 자주 바뀐 지역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스트라스부르는 프랑스의 영토이지만, 독일 문화권의 영향이 강한 지역 중 하나입니다. 스트라스부르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1500년대 후반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스트라스부르의 크리스마스 마켓이 유명해진 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아무래도 중세시대부터 인쇄업이 가장 발달한 도시 중 하나였고, 교통의 요지였던 만큼 많은 사람들이 살고, 오고 가며 거쳐가는 도시였기에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결과 스트라스부르는 Capital de Noël, 크리스마스의 수도라고 불리고, 스트라스부르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크리스마스 마켓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클레베르 광장과 크리스마스 트리

     

     

     

    스트라스부르의 올드타운 곳곳에서는 크고 작은 상점들이 들어서고, 수많은 크리스마스 장식들이 거리를 밝히고 있습니다. 이 크리스마스 장식들은 여전히 중세 시대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스트라스부르 올드타운의 여러 건물들에 더해져 더 낭만적인 분위기를 만듭니다. 스트라스부르의 클레베르 광장에는 수많은 상점들과 더불어 스트라스부르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가장 유명한 높이가 약 30미터가 넘는 전나무로 만들어진 거대한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집니다. 날이 밝을 때도 이 크리스마스트리는 엄청난 존재감을 보여주는데요, 날이 어두워지면 크리스마스 트리에 달린 형형색색의 크리스마스 장식들이 클레베르 광장 어디에서도 볼 수 있을 만큼 밝게 빛납니다. 크리스마스 트리에 더해 그 앞에 있는 회전목마까지, 스트라스부르의 크리스마스트리는 우리가 크리스마스 트리 하면 생각나는 그 모든 느낌들을 아낌없이 보여줍니다.

     

     

    클레베르 광장에는 다양한 음식과 지역 수공예품을 만드는 샬레로 가득합니다. 그리고 샬레로 인해 새로 생긴 골목들은 사람들로 꽉꽉 들어찹니다. 클레베르 광장의 상점들에서는 파리의 크리스마스 마켓보다 조금 더 지역색이 들어간 다양한 물건들을 팔고 있습니다. 나무를 깎아 만든 펭귄과 북극곰 인형부터 다양한 스노우 볼과 캔들 홀더들을 팔고 있습니다. 특히 이 알자스-로렌 지방의 건축양식을 본떠서 만든 캔들 홀더는 그냥 지나치기가 너무 아쉬워 하나 집어왔는데 집으로 가져올 수 있는 짐에 여유만 조금 더 있었다면 아마 돈을 펑펑 쓰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맘에 드는 물건들이 많았습니다.

     

     

    스트라스부르 노르트담 성당과 쁘띠드 프랑스

     

     

    클레베르 광장을 지나 노트르담 성당으로 가는 골목은 빽빽한 크리스마스 장식과 더불어 빽빽한 사람들이 함께 공간을 메우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흐름에 몸을 맡기다 보면 자연스럽게 노트르담 성당으로 향하게 됩니다. 높은 건물이 많지 않은 스트라스부르 구시가지에서 하늘 높게 솟아있는 노트르담 성당은 그야말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고딕양식의 정수를 보여주는 건물답게 그야말로 하늘을 찌를듯한 당당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노트르담 성당 근처에도 수많은 샬레들이 자리 잡고 있는데요, 몸을 조금 덥히고 싶다면 뱅쇼를 한잔 마시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노트르담 성당을 지나서 계속 걷다보면 곧 쁘띠드 프랑스가 나옵니다. 쁘띠드 프랑스에는 독일문화권의 목조건축문화를 보여주는 파흐베르크양식의 건축물들과 함께 다양한 목조 건축물들이 강을 따라서 서 있습니다. 강을 따라 서 있는 나무들에는 수많은 주황색 별들이 달려있는데요, 이 별들이 목조 건축물들과 어우러져 쁘띠드 프랑스만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선사합니다.

     

     

    크리스마스 마켓의 정수

     

     

    크리스마스 마켓 시즌의 스트라스부르는 그야말로 전세계에서 수많은 사람이 모이는 아주 복잡한 도시였습니다. 그럼에도, 그 수많은 사람들에게도 전혀 밀리지 않고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여주는 게 바로 크리스마스 시즌의 스트라스부르의 옛 시가지와 크리스마스 마켓이었습니다. 마치 크리스마스가 시간적인 개념이 아닌 공간적인 개념이었다면 스트라스부르의 그랑딜이 바로 크리스마스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요.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유럽에 더해 이제는 수많은 국가에서 크리스마스 마켓을 볼 수 있지만, 그럼에도 이 정도로 마을 전체가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뿜어내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크리스마스 마켓이 독일에서 시작된 문화인만큼, 과거 독일의 건축양식을 잘 보여주는 파흐베르크양식의 건물들과 고딕양식의 성당, 타르트 플랑베나 슈쿠르트와 같은 스트라스부르 스타일의 음식, 그리고 지역적인 색채가 조금은 묻어나는 기념품 가게들까지, 스트라스부르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크리스마스의 수도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앞으로 어떤 크리스마스 마켓을 가던지, 아마 스트라스부르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평생 제 머릿속에서 맴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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