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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일간의 호주여행 1] 너무나 쌌던 시드니행 항공권 발권
    내 여행/9일간의 호주여행 2022. 12. 4. 10:50

     

     

     

     

     

    한 주를 마무리하고 주말로 들어가는 금요일 밤, Scott's Cheap Flight1 에게서 한 통의 흥미로운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그 이메일의 제목은 '🥝 New Zealand — $800s.' 제가 사는 텍사스 오스틴에서 뉴질랜드나 호주로 가는 여정은 꽤 길고 험난합니다. 직항 노선이 없기 때문에 1번 이상의 경유를 해야 하며, 최소 12시간에서 최대 17시간이 걸리는 남태평양 상공을 지나는 여정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또한 선택할 수 있는 항공편의 개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비수기에도 뉴질랜드나 호주로 가는 왕복 항공권의 가격은 최소 1,500 미국 달러를 가뿐히 넘어갑니다. 요즘같은 고환율 시대에 한화로 바꿔보면 2백만원이 훌쩍 넘어가는 가격입니다. 그런 뉴질랜드까지의 왕복 항공권이 단돈 800 미국달러 (약 1백만 원)라는 이메일 제목은 너무나도 매력적이었고, 자연스럽게 이메일을 열어봤습니다. 이메일에는 오스틴에서 뉴질랜드 최대 도시이자 옛 수도인 오클랜드까지의 왕복 항공권이 지금 $892이며 평소에는 $1,500이 넘어간다는 내용이 쓰여 있습니다. 조금 여유로운 금요일 저녁을 보내려고 했던 마음은 사라지고 부지런히 뉴질랜드 여행에 대한 각을 재보기 시작했습니다. 

     

     

    'Scott's Cheap Flight' 에게서 받았던 이메일

     

     

    가장 먼저 $800대의 가격으로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는 날짜를 살펴봅니다. 구글 플라이트를 통해 가격을 살펴보다 보니 미국의 추석인 Thanksgiving(추수감사절) 연휴를 껴서 다녀올 수 있는 여정이 나옵니다 2022년 미국의 추수감사절은 11월 24일 목요일입니다. 추수감사절 전날 조금 일찍 퇴근해 추수감사절 연휴를 지나 그 다음주 토요일에 돌아오는2, 11월 23일 수요일 저녁에 출발해 12월 3일 토요일에 도착하는 10일짜리 여정이 만들어집니다.  휴가 5일로 만들 수 있는, 환승시간도 적당한 경유 한 번의 오클랜드행 항공권입니다. 일단 해당 여정을 홀드 해놓고3 10일짜리 뉴질랜드 여행을 어떻게 채울지 고민해보기 시작합니다. 오클랜드는 큰 도시가 아니기 때문에 오클랜드에서 9일을 보내는 건 시간낭비입니다. 뉴질랜드는 도시보다는 압도적인 자연경관이 유명한 나라이기 때문에 오히려 오클랜드를 하루도 구경하지 않더라도 교외로 나가고 싶습니다. 캠핑카 여행이 생각납니다. 뉴질랜드 북섬의 오클랜드와 남섬의 크라이스트처치 사이의 캠핑카 여행은 꽤 유명합니다. 캠핑카 여행을 한다면 크라이스트처치 인 오클랜드 아웃 항공권이 더 나아보입니다. 아까 홀드 해놓은 항공권에 오클랜드 - 크라이스트처치 구간을 붙일 수 있나 살펴봅니다. 다행히 오클랜드에 아침에 도착하는 일정이라 여유롭게 오후에 출발하는 크라이스트처치행 항공권을 붙일 수 있습니다. 대신 가격은 약 $50이상 올라갑니다. 고민 끝에 해당 구간을 붙여 오클랜드 도착이 아닌 크라이스트처치 도착으로 하는 항공권으로 다시 홀드를 합니다4

     

     

    아메리칸 항공에 홀드해 두었던 크라이스트처치 인 오클랜드 아웃 항공권. 가장 저렴한 Basic Economy가 아닌 Main Cabin 항공권이라 이메일의 가격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항공권을 홀드 한 후 뉴질랜드 캠핑카 여행에 대해 구글링을 시작합니다. 혼자 떠나는 여행이기에 캠핑카를 빌리는 비용이 가장 크게 다가옵니다. 일주일 동안 빌릴 경우 대략 1,000 ~ 1,500 미국 달러(약 140 ~ 200만 원) 정도는 생각해야 괜찮은 캠핑카를 빌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때 예전에 봤던 캠핑카 relocation이 생각납니다5. 일단 종종 들어가 보곤 했던 imoova에 들려봅니다. 크라이스트처치 출발, 오클랜드 도착의 Relocation 캠핑카들의 목록이 나옵니다. 꽤 많은 차들이 검색됩니다. 캠핑카 렌탈 T&C (Terms & Conditions)를 살펴보니 북섬과 남섬 간의 페리 비용을 커버해주는 캠핑카들도 있고 기름 값을 어느 정도 커버해주는 캠핑카들도 있습니다. 보증금으로는 대략 2,000 뉴질랜드 달러(약 170만 원)정도를 요구합니다. 꽤 괜찮은 조건이기에 캠핑카 relocation을 통해 캠핑카를 빌리는 걸 고려해봅니다. 하지만 캠핑카 relocation에는 큰 단점이 하나 있습니다. 제가 여행할 때 relocation이 필요한 캠핑카가 없다면, 캠핑카를 빌릴 수 없습니다. 캠핑카 로드트립을 위해서는 미리 루트를 정하고, 좋은 캠핑장을 미리 예약해놔야 합니다. 만약 제가 도착하는 날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오클랜드로 relocation 돼야 하는 캠핑카가 없다면, 훨씬 더 비싼 돈을 주고 즉석으로 캠핑카를 빌리거나 캠핑카 여행을 포기해야 합니다. 만약 학생이었고, 시간이 많았다면 충분히 감수할만한 위험이라고 판단했겠지만, 바쁜 와중에 휴가를 내 여행을 가는 것이라 불확실성을 최대한 줄이고 싶습니다. 일단 밤이 늦었기에 선택을 미루고 잠자리로 향합니다.

     

     

    imoova.com 에 올라와있는 뉴질랜드 캠핑카 relocation 목록

     

     

    다음날 아침 일찍 운동을 하며 뉴질랜드 여행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봅니다. 최저가로 구입한 항공권과 하루에 $1인 캠핑카로 뉴질랜드를 여행하는 건 가성비가 매우 좋은 여행임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해당 기간에 relocation 캠핑카가 나올지는 적어도 여행 2~3주 전은 되어야 알 수 있고, 여행 직전에 계획을 모두 바꾼다는 건 매우 피곤하고 귀찮은 일입니다. 또한 11월 말 ~ 12월 초는 뉴질랜드 여행의 성수기에 막 들어가는 시기라는 점이 괜히 불안합니다. 그럼에도, 이런 좋은 가격의 항공권을 그냥 떠나보내는 것이 뭔가 아쉽습니다. 결국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로 3시간의 트래킹을 마치고 집에 돌아옵니다. 집에 오니 Scott's Cheap Flight에서 또 다른 제목의 이메일이 도착해 있습니다. '🦘 Australia — $700s/low-$800s'. 이메일을 열어보니 오클랜드로 가는 항공권보다 조금 더 착한 가격의 시드니 행 항공권이 지금 판매 중이라는 내용입니다. 뭔가 찝찝했던 뉴질랜드 여행 대신 급격하게 시드니로 마음이 기울기 시작합니다. 호주로 간다면 브리즈번에 사는 친구를 오랜만에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혼자 떠나는 여행으로는 뉴질랜드 캠핑카 여행보다 조금 더 말이 되는 여행같이 느껴집니다. 

     

     

    'Scott's Cheap Flight' 에게서 받았던 두번째 이메일

     

     

    다시 구글 플라이트에서 시드니로 가는 항공권을 찾아봅니다. 동일하게 아메리칸 항공에서 운항하는 항공편이나 이번에는 달라스 대신에 LA에서 경유합니다. 달라스에서 출발하는 시드니 행 항공편은 소요시간이 15~17시간이 걸리는 세계에서 가장 긴 항공편 Top 10에 드는 초장거리 항공편입니다. 개인적으로 12시간이 넘어가는 항공편은 좀이 많이 쑤시는 편이기에 LA 경유가 다행스럽게 느껴집니다. (만, LA - 시드니 항공편도 13~15시간 정도 걸리긴 합니다) 이번에도 시드니에서 브리즈번 사이의 항공편을 오스틴 - 시드니 항공편에 붙여봅니다. 이번에는 $400 이 넘게 비싸지기에 시드니 - 브리즈번의 항공편은 분리 발권하기로 합니다. 시드니 행 항공편의 경우 LA에서의 경유시간이 약 8시간이라 조금 걱정되긴 하지만, 그래도 너무나 저렴한 가격이라 일단 발권하기로 합니다. 

     

     

    아메리칸 항공의 오스틴 - 시드니 왕복 항공권

     

     

    항공권을 다시 홀드 해놓고 이번엔 시드니와 브리즈번의 여행각을 재보기 시작합니다. 호주 또한 캠핑카 여행이 많이 알려져 있긴 하지만 시드니와 브리즈번 그리고 멜버른 같은 대도시들만 다녀도 재미있는 10일짜리 여행을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휴양지로 유명한 골드코스트의 리조트에서 시간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 결국 오클랜드 대신 시드니로 여행지를 변경하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가장 싼 Basic Economy의 가격은 Scott's Cheap Flight에서 알려준 $820 정도였지만, Basic Economy 항공권은 변경이 아예 불가능하기에, 여행을 떠나지 못할 사정이 생기면 항공권을 포기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만약을 대비해 취소 시 항공권 구입에 사용할 수 있는 크레딧으로 환불이 가능한 Main Cabin 등급의 항공권을 사기로 결정합니다.

     

     

    시드니 행 항공권의 가격 추이 그래프와 유독 쌌던 그 날의 시드니행 항공권 (c) Google Flight

     

     

    마음을 먹었음에도 24시간 홀드를 해두었기에 결제를 미루었습니다. 다음날 결제를 위해 아메리칸 항공 계정에 들어가 보니 홀드 해둔 시드니 행 항공권이 보이지 않습니다. 다시 생각해보니, 당시 제 아메리칸 항공 계정에는 같은 날에 출발하는 오클랜드 행 항공권과 시드니행 항공권이 동시에 홀드가 되어 있었고, 덕분에 두 여정 모두 캔슬당한 상황이었습니다. 얼른 비슷한 여정의 시드니 행 항공권을 찾았지만 12월 3일 토요일에 미국으로 돌아오는 항공권은 이미 가격이 많이 올라간 상황이었고, 12월 2일 금요일에 돌아오는 항공권만이 동일한 가격으로 남아있었습니다. 여행이 하루가 줄었고, 돌아오는 항공편의 경유시간이 늘어났지만, 그래도 충분히 합리적인 가격인 것은 여전했기에 이번에는 홀드를 하지 않고 바로 결제를 했습니다. 

     

     

    최종 발권한 시드니행 항공권

     

     

    9일간의 호주 여행 이야기는 2022.12.08 - [해외여행/9일간의 호주여행] - [9일간의 호주여행 2] 혼자만의 눈치게임, 시드니 - 브리즈번/골드코스트 국내선 발권 으로 이어집니다.

     

     

     


    1 Scott's Cheap Flight는 본인이 지정해 놓은 미국 내의 공항에서 출발하는 항공권 중 평소보다 상당히 저렴하게 항공권에 대해 이메이로 알림을 보내주는 서비스입니다. 

    2 미국의 추수감사절은 매년 11월 네 번째 목요일이며 대부분의 회사들은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금요일도 휴무입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목요일부터 일요일로 이어지는 4일간의 휴일을 갖습니다. 

    3 아메리칸 항공의 경우 티켓을 당장 결제하지 않고 24시간 동안 홀드 시켜놓을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합니다. 단, 한 사람이 물리적으로 동시에 탑승이 불가능한 동일한 날짜의 2개 이상의 항공권을 홀드 시켜놓는 경우 아메리칸항공에서 통보 없이 해당 홀드를 취소시킬 수 있습니다. 

    4 오클랜드행 왕복 항공권을 그대로 발권하고 오클랜드 출발 크라이스트처치 도착 항공권을 따로 구입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를 분리 발권이라 합니다. 다만 이 경우 오클랜드 행 비행편의 지연으로 인해 크라이스트처치 행 항공편을 놓쳤을 경우 항공사로부터 보상을 받을 수 없을 뿐더러, 수하물을 따로 구입해야 해야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분리발권 대신, 오클랜드 - 크라이스트처치 항공편을 하나의 항공권으로 발권하기로 결정합니다.

    5 캠핑카 relocation은 고객들이 캠핑카(RV)를 편도로 빌렸을 경우 해당 캠핑카를 원래 있었던 장소로 되돌려 놓는 것을 말합니다. 이를 회사에서 담당할 경우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많은 캠핑카 회사에서는 고객들에게 하루에 1달러 또는 최소 금액 정도만 받고 해당 캠핑카를 원래 장소에 반납하는 것을 조건으로 캠핑카를 빌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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