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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오로라의 핀란드, 미술관의 파리 그리고 크리스마스 마켓의 스트라스부르내 여행/오로라와 미술관과 크리스마스 마켓 2025. 1. 18. 04:57
북유럽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생겼던 건 어릴 적 즐겨하던 레고 덕분이었습니다. 지금이야 한국을 비롯해 여러 곳에 레고랜드가 만들어졌지만, 제가 어릴 적만 하더라도 레고랜드는 덴마크에 하나밖에 없는 테마파크였습니다. 어릴 적 레고를 좋아하던 제게 (거의) 모든 게 레고로 만들어졌다는 레고랜드는 그저 천국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레고랜드에 대한 막연한 판타지는 사라졌지만 레고랜드에 서 시작된 북유럽에 대한 판타지는 여전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바랜 레고랜드에 대한 동경 위에는 새로운 이미지의 북유럽의 씌워졌습니다. 하얀 눈 위의 허스키와 순록들, 초자연적인 색으로 넘실대는 오로라, 실용적이면서도 간결하고, 단순한 실루엣에 깨끗한 소재의 느낌을 살리는 노르딕 디자인. 방문의 목적은 조금 바뀌었을지 몰라도 방문에 대한 열망은 여전했고 드디어 꿈에 그리던 북유럽으로 향하는 여행을 계획하기 시작했습니다.
동경과 재회
이번 여행의 테마입니다. 항상 가고 싶어하던 북유럽, 그중에서도 산타클로스 마을이 있고, 왠지 모르게 가장 친근하게 느껴지던 핀란드를 여행의 시작점으로 정했습니다. 물론,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로 가는 항공편이 댈러스에서 출발한다는 사실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핀란드의 북극권에서는 오로라의 관측 확률이 꽤 높습니다. 항상 궁금했던 산타클로스 마을, 로바니에미에서 충분히 머무르며 오로라를 기대해 볼 수도 있겠지만, 이왕 북극권에 들어간 김에 조금 더 북쪽으로 올라가고 싶은 모험심이 타올랐습니다. 지도를 따라 로바니에미 북쪽으로 올라가 보니 황무지 가운데 있는 몇몇 마을을 발견했습니다. 이나리 지역에 있는 이나리와 이발로였습니다. 둘 다 핀란드 북부에서는 규모가 있는 마을이지만, 그래봤자 작은 마을. 그럼에도 큰 마을은 피하고 싶어 그 지방을 둘러보니, 휴양지로 유명한 인구 300명의 사리셀카라는 마을을 발견했고, 마음에 쏙 드는 호텔도 발견했습니다. ‘핀란드에 왔으면 핀란드식 사우나를 해야지’ 하고 막연하게 생각하던 차에, 뷰도 있고 객실에 사우나도 있는 호텔이라니. 그렇게 사리셀카의 스타 아틱 호텔에서 며칠을 머무르기로 합니다.
핀란드가 동경이라면, 그 다음 목적지인 파리는 재회입니다. 약 6년 전, 파리에 2주 넘는 시간 머무른 적이 있습니다. 그때 시간에 쫓기지 않고 여유롭게 파리를 즐기던 기억이 여전히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데요, 오랜만에 그 느낌을 느껴보기 위해 다시 파리를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기억 건너편에서, 6년 전 파리 방문때 하고 싶었으나 하지 못했던 일을 떠올렸습니다. 바로 스트라스부르의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크리스마스 마켓을 방문하는 것. 당시 제대로 된 크리스마스 마켓을 방문하는 게 저의 꿈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6년 전에는 한국 발행 신용카드로 프랑스 고속철도(TGV Inoui)의 저렴이 버전인 위고(Ouigo)의 티켓을 살 수 없었는데요, 10~20유로 언저리 하는 Ouigo의 티켓을 두고 거의 100유로 가까이하는 TGV 티켓을 차마 살 수가 없어서 단념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미국 신용카드도 있겠다, 스트라스부르까지 여행 계획에 넣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한국 카드로도 Ouigo결제가 가능하다네요.) 이런 점에서 스트라스부르는 동경과 재회 그 어딘가에 있는 여행지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렇게 미국의 추수감사절 연휴를 껴서 12박 13일의 여행일정을 완성했습니다. 로바니에미, 사리셀카, 헬싱키, 파리, 스트라스부르와 더불어 비행 일정으로 인해 잠시 공기만 마시고 가는 바젤과 런던까지. 여행 일정을 완성하고 생각해보니 이번 여행의 키워드가 딱 보입니다. 동경과 재회 그리고
오로라와 미술관과 크리스마스 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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